실리콘 방패에서 요새로: 대만 대표가 밝힌 TSMC와 미-대만 반도체 동맹의 미래

대만의 '실리콘 방패'에서 '실리콘 요새'로: 미국 대표 알렉산더 유의 통찰력 있는 인터뷰

 

 

 

반도체 산업의 지정학적 의미: '실리콘 방패'의 개념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대만의 미국 대표 알렉산더 유와 진행한 인터뷰가 국제 반도체 산업과 미-대만 관계의 중요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취임한 이후 유 대표의 첫 공식 인터뷰로, 특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대만은 오랫동안 '실리콘 방패(Silicon Shield)'라는 전략적 이점을 누려왔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첨단 컴퓨터 칩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대만은 이로 인해 미국과 같은 강대국들이 중국의 침공으로부터 대만을 보호하는 데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게 되었습니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이 무너진다면 글로벌 기술 공급망도 함께 붕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실리콘 방패'는 최근 미국의 2022년 CHIPS Act 시행으로 인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대만의 최대 칩 제조업체인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와 다른 기업들이 미국 내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을 일부 약화시킬 수 있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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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와 CHIPS Act: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강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리의 칩 비즈니스를 가져갔으니, 우리는 그 산업의 상당 부분을 다시 가져올 것이다. 미국으로 돌아오길 원하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매우 불행할 것"이라는 강경한 발언을 했습니다. 또한 그는 CHIPS Act를 "끔찍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바이든이 모든 이에게 수십억 달러를 주는 터무니없는 프로그램"이라고 묘사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한 대만 정부의 입장과 CHIPS Act 인센티브가 사라질 경우 TSMC의 미국 투자 계획에 대해 질문받은 유 대표는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CHIPS Act가 분명 인센티브이지만, 기업들은 수익이 예상되는 곳에 투자하며 더 많은 요소가 고려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대만의 해외 투자 패턴이 최근 10년간 극적으로 변화했다는 사실입니다. 유 대표에 따르면, 10년 전 대만의 해외 투자 중 83%가 중국 본토로 향했지만, 작년에는 중국 투자가 9% 미만으로 감소한 반면, 미국으로의 투자는 40%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제조업 분야에서 대만의 전략적 재배치가 이미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유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촉구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미국과 긴밀한 파트너로서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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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반도체 생산의 미래: 대만에서 시작되는 혁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TSMC의 투자로 가장 첨단 마이크로칩이 미국에서 생산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현재 가장 발전된 마이크로칩이 대만 본섬에서만 생산되는 상황에서 큰 변화를 의미합니다.

 

대만 정부가 최첨단 마이크로칩의 미국 내 생산을 허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유 대표는 AI의 발전으로 첨단 칩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지만 대만에서만 모두 생산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주요 고객이 있는 미국에 제조시설을 배치하는 것은 합리적인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점은 공급망 측면에서 대만, 미국 및 다른 우호국들이 더 긴밀하게 연결됨으로써 '실리콘 방패'를 '실리콘 요새'로 전환할 수 있다는 유 대표의 비전입니다. 이는 단순한 방어적 개념을 넘어, 더욱 강력하고 통합된 기술 동맹을 의미합니다.

 

TSMC의 기술 혁신 과정에 대해 유 대표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했습니다. TSMC는 최신 첨단 칩을 개발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자원, 기술적 투자를 하고 있으며, 현재 1.5나노미터 공정에 도달하고 있고 결국 1나노미터 공정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러한 최신 기술이 항상 먼저 대만에서 시작되고, 기술이 성숙단계에 도달한 후에야 다른 곳으로 이전된다는 사실입니다.

 

즉, 가장 첨단 칩은 항상 대만에서 먼저 생산되고, 이후에 미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된다는 전략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합니다. 이는 대만이 여전히 글로벌 반도체 혁신의 중심지로 남을 것임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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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만 안보 관계: 자체 방위 부담 증가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동안 대만이 자체 국방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미국과 대만의 안보 관계가 여전히 강력하다고 강조하면서도, 대만이 자체 방위 책임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난 10년간 대만의 국방 지출은 거의 두 배로 증가했으며, 새로 취임한 라이칭더(賴清德) 총통은 GDP의 최소 3%를 국방에 지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대만은 지난 8년간 260억 달러를 주로 미국으로부터의 무기 구매에 사용했으며, 미국은 48건의 무기 판매를 대만에 승인했습니다.

 

그러나 유 대표는 구매한 장비 중 상당 부분이 아직 대만에 도착하지 않은 상태임을 언급했습니다. 미국이 이러한 장비를 제공해준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지만, 이미 재고가 있는 장비가 대만에 전달되는 속도가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미-대만 안보 협력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암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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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와 대만의 핵심 가치: 자유의 요소

 

인터뷰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워싱턴에서 진행되는 민감한 논의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일부 의원과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국이 대만 해협을 건너 침공을 시도할 경우, 중국의 손에 TSMC가 넘어가는 것보다 미국이 TSMC를 파괴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유 대표의 대답은 매우 의미심장했습니다. 그는 중국이 대만의 TSMC, 특히 신주(新竹)에 있는 시설을 장악하더라도, 얻는 것은 기계뿐이며 이는 쉽게 복제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TSMC를 복제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TSMC 매니저와 엔지니어까지 고용했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유 대표가 말하는 핵심은 '자유의 요소'와 '인적 요소'입니다. 그는 대만 없이는 TSMC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이나 설비를 넘어, 대만의 자유로운 사회 시스템과 인적 자원이 TSMC의 성공에 필수적임을 강조하는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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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요새'를 향한 비전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유 대표는 "대만 단독으로는 방패가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친구들과 함께라면 우리는 요새를 갖게 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그는 이를 '대만 요새(Fortress Taiwan)'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개념은 단순히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더욱 강력한 기술 및 안보 동맹을 구축하는 비전을 제시합니다. 이는 대만이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재정의하고,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사합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단순히 한 국가의 우위나 기술적 발전을 넘어,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 간의 협력과 가치 공유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는 현재 첨예하게 대립하는 미-중 기술 경쟁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미국과 대만의 관계가 단순한 경제적, 기술적 파트너십을 넘어 공유된 가치와 전략적 이해에 기반한 더 깊은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 인터뷰는,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대만의 위치와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제 '실리콘 방패'에서 '실리콘 요새'로의 전환은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닌, 대만과 미국을 비롯한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할 구체적인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TSMC와 같은 기업의 역할, 미국의 CHIPS Act와 같은 정책, 그리고 무엇보다 '자유의 요소'와 같은 가치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