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 3회 초반: 미중 반도체 전쟁과 엔비디아의 향방
글로벌 AI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반도체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과 복잡한 지정학적 갈등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워드와니 AI 센터의 그레고리 앨런(Gregory Allen)은 현재 AI 경쟁이 "3회 초반" 단계에 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더 많은 충격적인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중국 기업 딥시크(Deep Seek)와 화웨이(Huawei)의 움직임, 엔비디아의 경쟁력, 그리고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이 AI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딥시크와 엔비디아: 효율성이 가져온 의외의 결과
중국 AI 기업 딥시크가 효율적인 AI 모델을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첫 번째는 "AI 모델이 더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면 엔비디아 칩이 덜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우려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완전히 잘못된 분석이었죠. 흥미롭게도 AWS 클라우드의 GPU 가격은 딥시크 뉴스가 발표된 바로 그 주에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사람들은 AI 모델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자 오히려 더 많은 GPU를 원했던 것입니다.
이는 AI 산업의 중요한 역설을 보여줍니다. 효율성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고, 이는 결국 더 많은 컴퓨팅 자원에 대한 수요로 이어집니다. 한 계산 작업의 비용이 낮아질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계산을 수행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엔비디아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동시에 효율성이 계속 향상된다면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질문도 던집니다.
화웨이와 딥시크의 연합: 엔비디아의 진정한 위협
더 근본적인 질문은 엔비디아의 경쟁적 우위, 즉 그들의 '경쟁 도랑(moat)'에 관한 것입니다. 정말 엔비디아만이 유일한 선택지일까요? 앨런은 딥시크와 화웨이의 잠재적 연합이 엔비디아의 CUDA 소프트웨어에 대항할 수 있는 대안적 칩 생태계를 만들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충격적인 발견은 TSMC(대만 반도체 제조회사)가 화웨이에 200만 개 이상의 고급 AI 칩을 제조해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칩들은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시리즈로, 화웨이의 칩 설계자들이 오랫동안 개발해 온 제품입니다. 중국 기업 SMIC도 이러한 칩을 제조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고급 노드 로직 반도체 제조에 탁월한 TSMC의 지원은 화웨이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즉시 엔비디아의 경쟁력을 위협하지는 않습니다. 엔비디아의 칩은 여전히 성능이 뛰어나고, 더 견고한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지원을 받고 있어 개발자들에게 더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이는 엔비디아가 진정으로 우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모델 효율성의 향상이 아니라, 중국이 독자적인 칩 생태계를 구축할 가능성입니다.
수출 통제의 실패와 미국의 대응
TSMC의 화웨이 지원은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미국은 중국이 첨단 AI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첨단 AI 칩 판매를 금지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그러한 칩을 만드는 장비의 판매 금지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대만과 같은 곳에서 그러한 장비를 임대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앨런에 따르면,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이 소식에 분노했으며, 이는 당연한 반응입니다. 미국의 방위 우산 아래 있는 동맹국들이 중국에 국가 안보에 중요한 능력을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TSMC는 이것이 화웨이가 아닌 것처럼 위장한 '쉘 컴퍼니'를 통한 거래였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200만 개의 고급 노드 반도체 칩을 제조하면서 그 규모의 판매가 화웨이라는 것을 탐지하지 못할 정도의 실사 관행은 의심스럽습니다.
이에 대응해 바이든 행정부는 임기 말 수출 통제에 관한 마지막 조치 중 하나로 '파운드리 규칙(Foundry Rule)'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TSMC를 블랙리스트 모델(특정 기업에 판매 금지)에서 화이트리스트 모델(허용된 '좋은' 기업에만 판매 가능)로 전환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제 화웨이가 다른 쉘 컴퍼니를 만들어도 화이트리스트에 없다면 판매할 수 없게 됩니다.
엔비디아의 IP 보안과 중국의 도전
엔비디아는 자사의 지적 재산(IP)을 보호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엔비디아는 국가 지원 해커가 아닌 일반 사이버 범죄자들로부터 심각한 사이버 공격을 당했습니다. 와이어드(Wired)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엔비디아 칩을 사용하려던 사람들로, 엔비디아가 이를 금지하는 정책을 채택하자 불만을 품고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사이버 범죄 조직이 엔비디아의 핵심 지적 재산에 그렇게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중국과 같은 국가가 엔비디아, 오픈AI, 그리고 가치 있는 AI 지적 재산을 보유한 모든 기업을 겨냥할 때 얼마나 더 위험한 상황이 될지 우려됩니다.
중국의 기술 전략: 복제와 혁신 병행
딥시크의 사례는 중국 기술 기업들의 전략 변화를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중국 기술 기업들은 혁신할 수 없고 복제만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앨런은 딥시크를 "가능할 때는 복제하고, 가능할 때는 혁신하는" 접근법을 취하는 기업으로 분석합니다. 이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 경쟁 전략이 미국에게는 실질적인 도전이 됩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딥시크가 고효율 AI 모델을 만드는 것은 오히려 환영할 일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엔비디아 칩을 원할 테니까요. 진짜 위협은 화웨이입니다. 화웨이는 첨단 AI 칩 설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모든 이에게 화웨이 제품을 강제로 구매하도록 하려 합니다.
엔비디아는 여전히 중국에 판매하고 싶어하지만, 수출 통제법 하에서는 성능이 저하된 버전의 칩만 판매할 수 있습니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에 이러한 저하된 엔비디아 칩조차 중국 고객들이 구매하지 못하게 하고, 대신 화웨이 칩을 강제로 구매하도록 하길 원합니다.
엔비디아의 진정한 경쟁력: 소프트웨어 생태계
엔비디아의 진정한 경쟁 우위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소프트웨어입니다. 엔비디아가 그토록 가치 있는 이유는 칩이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AMD와 같은 미국 경쟁사의 칩과 엔비디아 칩을 비교해보면,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둘 다 훌륭합니다.
엔비디아가 엄청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소프트웨어 측면입니다. 모든 것이 엔비디아 칩과 호환되며, 후방 호환성과 전방 호환성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모든 주요 AI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이 엔비디아와 호환됩니다. 엔비디아 칩을 떠나면 이 행복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떠나야 하며, 모든 소프트웨어가 작동을 멈추고 처음부터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화웨이가 공격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 부분이며, 딥시크를 이용해 화웨이 생태계에서 매력적인 AI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하고, 이 대안 생태계에서 중요한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하고 싶어합니다. 엔비디아는 2년, 5년, 10년 시간대에서 이것을 우려해야 합니다.
AI의 미래: 우리는 아직 초반전에 불과
앨런에 따르면 지금까지 AI는 실제 가치가 있는 텍스트를 생성하는 데 점점 더 능숙해지고 있습니다. 2024년 초 샘 알트만은 자신의 시스템 성능이 "기껏해야 약간 당혹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지만, 이제는 "지구상에서 상위 100명의 프로그래머 중 하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코드를 생성하는 인력 채용이 크게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이러한 시스템이 거의 즉시 고품질 코드를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AI로 인한 노동 시장의 혼란은 이미 현실이 되었고, 이러한 능력이 먼저 정형적 검증이 가능한 엔지니어링 분야를 공략한 후 경제의 더 많은 부분으로 확산됨에 따라 AI 채택의 물결이 일어날 것입니다.
AI는 더 이상 장난감이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1950년대에는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직업이 창출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가 점점 더 유능해지고, 알트만과 같은 사람들의 말을 빌리자면 "컴퓨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 노트북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다음 직업은 무엇이 될 것이며 교육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됩니다.
결론: 글로벌 기술 경쟁의 새로운 국면
AI 경쟁은 이제 반도체 산업과 국가 안보, 그리고 기술 혁신의 미래가 얽힌 복잡한 게임이 되었습니다.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 중국의 기술 자립 노력,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의 경쟁 전략이 모두 이 게임의 일부입니다.
앨런의 "3회 초반" 비유는 우리가 아직 AI 혁명의 초기 단계에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충격적인 발전과 산업 재편,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대응하는 국가와 기업이 미래의 승자가 될 것입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 관련된 가장 강경한 인사들을 채용하고 있지만, 수출 통제를 집행하는 조직은 오히려 인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으며, 수출 통제 집행의 특별한 책임을 가진 법무부 그룹이 해체되었습니다. 미국은 중국과의 기술 경쟁의 중요한 수단으로 수출 통제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이 전략을 실행할 정부 역량은 오히려 약화되고 있습니다.
AI 경쟁의 3회 초반, 우리는 아직 많은 이닝이 남아 있습니다. 이 게임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기술 혁신과 국제 관계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의 발전을 주시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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