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를 닫는 네덜란드 vs 과밀화된 영국: 교정 정책의 차이점

영국 교도소 시스템의 위기와 네덜란드의 대안적 접근

 

 

 

영국의 교도소 시스템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수감자 수는 두 배로 증가했고, 2024년 말에는 과밀화 해소를 위해 수천 명의 범죄자들이 조기 석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응급 조치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대조적으로 네덜란드는 지난 10년간 20개 이상의 교도소를 폐쇄했으며, 그 건물들은 이제 도서관, 호텔, 심지어 체험형 방탈출 게임장으로 변모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극명한 차이가 발생한 것일까요? 두 나라의 교정 시스템을 비교하며 영국이 배울 수 있는 교훈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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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의 고리: 영국 교도소 시스템의 실패

 

영국 교도소의 과밀화 문제는 단순히 공간 부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출소자들이 사회에 재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범죄의 길로 돌아가는 악순환의 고리입니다. 교도소에서 나온 많은 사람들은 적절한 주거지, 직업, 지원 네트워크 없이 거리로 내몰립니다.

 

KJ의 사례는 이런 시스템의 실패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그는 2년 반 동안 세 차례나 교도소를 드나들었으며, 정신 건강 문제와 학대의 피해자로서 복잡한 트라우마를 안고 있습니다. 출소 후 그는 주거지 없이 거리에서 생활하며 시간 단위로 삶을 계획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다음 식사는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마실지도 걱정해야 하는데, 밤에 어디서 잠을 잘지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는 그의 말은 많은 출소자들이 직면한 현실을 대변합니다.

 

충격적인 사실은 많은 이들이 차라리 교도소로 돌아가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입니다. 최소한의 구조와 식사, 따뜻한 잠자리가 제공되는 교도소가 불확실성과 위험이 가득한 거리 생활보다 나을 수 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영국 교도소 시스템의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재범률이 높아지고, 교도소는 더욱 과밀화되며, 이 악순환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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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단체의 역할: 국가 시스템의 공백을 메우다

 

영국 정부의 지원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선단체들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습니다. 바크 커뮤니티 아웃리치 센터(Bark Community Outreach Center)와 같은 단체들은 출소자들에게 옹호, 따뜻한 식사, 겨울 의류 등을 제공하며 생존을 돕고 있습니다.

 

바크의 디렉터 레베카는 KJ에게 호텔 숙박비를 지불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휴식에 불과합니다. 그녀는 현 시스템에 대한 좌절감을 토로하며, 형사 사법 제도의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처벌보다는 재활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법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 장기간 수감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7일이나 14일간의 단기 수감은 교도소 자리만 차지할 뿐 실질적인 재활 효과는 없습니다. 영국 사회는 범죄자들을 처벌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을 진지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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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접근법: 재활과 사회 재통합

 

 

 

네덜란드의 교정 시스템은 영국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암스테르담에서 활동하는 음악가이자 사회적 기업가, 교도소 전문가인 리베로 리가스는 네덜란드의 접근법을 설명합니다. 그는 젊은 범죄자들과 함께 음악을 통해 소통하며 그들의 사회 재통합을 돕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네덜란드의 교정 정책은 사람들을 교도소에 가두는 대신 사회 내에서 재활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전자발찌를 통한 모니터링으로 범죄자들이 사회에서 재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런 접근법 덕분에 전반적인 범죄율은 감소했지만, 리가스는 고강도 범죄(high impact crimes)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는 재활에 대한 더 개방적인 사회적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번 범죄자는 영원한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는 대신, 사회는 점점 더 사람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데 개방적입니다. 이케아나 벤앤제리스와 같은 대기업들도 취업 과정에서 범죄 기록을 크게 문제 삼지 않습니다.

 

네덜란드의 재활 시스템은 범죄자들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접근합니다. 주거, 일자리 등 사회 복귀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함께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진정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삶을 재건하고 더 나은 버전의 자신이 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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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혁신적 대안: 민간 부문의 역할

 

영국에서 '범죄에 강경한' 정치적 수사학이 지배적인 가운데, 실질적인 변화는 종종 자선단체와 민간 부문에서 시작됩니다. 옥스퍼드 외곽의 '탭 소셜(Tap Social)'은 독립 양조장과 베이커리를 운영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는 좋은 예입니다.

 

탭 소셜의 공동 창립자 폴은 전직 형사 변호사로, 기존 법률 시스템의 한계를 경험했습니다. 그는 단기적으로 피고인을 교도소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성공해도, 몇 달 또는 몇 년 후에 같은 사람을 다시 만나는 일이 반복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경험은 교도소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 필요성을 깨닫게 했습니다.

 

폴은 범죄에 대한 정치적 태도가 실제로 대중의 지지를 얻는지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재범으로 인해 영국 납세자들이 매년 약 190억 파운드(한화 약 32조 원)의 비용을 부담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더 혁신적인 범죄 감소 방법이 납세자들에게도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탭 소셜 직원의 약 3분의 1은 교도소 경험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출소 후 취업 과정에서 심각한 장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원 테리는 출소 후 여러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주었지만, 범죄 기록 여부를 묻는 순간 면접이 사실상 종료되었던 경험을 공유합니다.

테리는 이제 세금을 내고 사회에 기여하는 시민으로서, 출소 후 1년 내에 교도소로 돌아가는 높은 통계를 깨뜨린 사례입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범죄의 순환 고리를 반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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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가능성: KJ의 작은 희망

 

브리젠드에서 KJ는 여전히 노숙 생활을 하고 있지만, 작은 희망의 빛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바크 커뮤니티 센터의 공식 자원봉사자가 되었고, 이를 통해 자신에게 기회를 준 사람들에게 보답하고자 합니다.

 

KJ는 음식 봉투, 의류 기부 등의 업무를 돕고 있으며, 심지어 쇼핑을 위한 은행 카드도 신뢰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이런 신뢰는 믿기 어려운 경험이며, 자신이 받은 도움을 다른 이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합니다.

 

이러한 작은 성공 사례는 적절한 지원과 신뢰가 주어질 때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적 성공 이야기가 시스템적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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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시스템 변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

 

영국 교도소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더 많은 교도소를 짓거나 더 엄격한 처벌을 도입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네덜란드의 사례는 재활과 사회 재통합에 초점을 맞춘 접근법이 범죄율을 낮추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 효과적임을 보여줍니다.

 

영국 사회는 '범죄에 강경한' 정치적 수사에서 벗어나, 실증적 증거에 기반한 정책을 채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범으로 인한 190억 파운드의 연간 비용은 현 시스템이 경제적으로도 비효율적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출소자들에게 주거, 일자리, 정신 건강 지원 등을 제공하는 통합적 접근법은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재범률 감소와 사회적 통합 증진을 통해 더 큰 사회적,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인식의 변화입니다. "한번 범죄자는 영원한 범죄자"라는 낙인은 출소자들의 사회 재통합을 어렵게 만듭니다. 대신, 네덜란드처럼 두 번째 기회를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KJ와 같은 사람들은 범죄의 순환 고리에서 벗어나 사회에 기여하는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국 교도소 시스템의 위기는 단순한 교정 정책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범죄와 처벌, 재활과 용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네덜란드의 경험은 더 인도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이제 영국 사회도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 그 답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