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세르비아 학생 주도 시위 완벽 가이드: 부패 정권에 맞서는 민주주의 투쟁

eodiseo 2025. 3. 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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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학생 시위: 비극에서 시작된 민주주의 혁명

 

 

비극적 사건이 촉발한 혁명의 물결

 

2023년 11월 1일, 세르비아 제2의 도시 노비사드에서 기차역 지붕이 무너져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불과 몇 달 전에 중국 컨소시엄과 함께 리노베이션을 마친 시설이 무너진 것입니다. 세르비아 시민들은 슬픔을 넘어 분노했습니다. 이 분노는 수십 년간 쌓여온 부패와 불투명한 정부 계약, 책임 회피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참사 직후 노비사드에서 시작된 시위는 들불처럼 번져나갔습니다. 시민들은 매일 참사가 발생한 시각인 11시 52분에 거리로 나와 15분간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이 평화로운 추모 행사가 일부 폭력적인 탄압에 부딪히자, 학생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건물을 점거하고 수업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저항을 확대했습니다.

 

현재 세르비아 전역의 대학 80%가 봉쇄되었고, 학생뿐만 아니라 농부, 교사, 고등학생까지 시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세르비아 사회 전체가 4개월째 멈춰 서 있는 상황입니다.

 


강력한 통제력을 지닌 대통령과 그의 과거

 

세르비아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렉산다르 부치치(Aleksandar Vučić)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세르비아진보당(SNS)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부치치는 지난 13-14년간 세르비아 정치의 핵심 인물이었지만, 그의 정치 경력은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전쟁 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젊은 정치인이었던 부치치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권 하에서 정보부 장관으로 활동했습니다. 나토 폭격 당시 그는 언론인들이 다음 날 출판물을 발행하기 위해 그에게 허가를 받아야 할 정도로 강력한 통제력을 행사했습니다.

 

2012년 부치치는 과거의 논란이 많은 극우 이미지를 세탁하고 유럽연합 가입과 민주주의 확대, 경제 발전을 약속하며 권력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불투명한 투자가 늘어났고, 대통령은 점차 사법부, 경찰, 언론과 공공 정책을 장악하는 독재적 경향을 보였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50% 이상의 시민들이 현 정부에 반대표를 던질 의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치치 대통령은 물러날 의사가 없으며, 외국의 개입으로 인한 '색깔 혁명'과 싸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직접 민주주의로 돌아가는 학생들의 혁신적 접근

 

이번 학생 시위의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그 조직 방식입니다. 학생들은 '직접 민주주의'로 돌아가자는 슬로건 아래, 탈중앙화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이를 '총회'(plenary sessions)라고 부릅니다.

 

각 대학 학부마다 자체 총회가 있으며,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여 질문과 결정사항을 제시하고 투표합니다. 대표 민주주의가 실패했다고 판단한 학생들은 고대 그리스 아테네 민주주의 개념으로 돌아가, 지역 공동체가 함께 모여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시위에 지도자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경계한 결과입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중부 세르비아 도시인 카치(Kać)의 동료 학생들을 방문하기로 결정했을 때, 모든 사람이 가야 할지, 어떻게 갈지에 대해 함께 투표했습니다.

 

시민들은 이러한 학생들의 직접 민주주의 방식에 공감하며, 음식과 숙소, 담요 등을 제공하며 지원했습니다. 이는 "내 의견이 모두에게 들릴 수 있고, 함께 결정할 수 있다"는 직접 민주주의의 이상을 현실화한 사례입니다.

 


정부의 대응과 언론 통제

 

정부는 시위가 거세지자 총리와 두 명의 장관 사임을 발표하고 반부패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시위대를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학생들은 리노베이션에 관련된 사람들의 수사와 기소, 프로젝트 문서 공개, 시스템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또한 '공부하길 원하는 학생들'이라는 가짜 학생 집단을 동원해 반대 시위를 조직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29세의 지방자치단체 직원이나 세르비아진보당 활동가로 밝혀지면서 소셜 미디어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세르비아의 언론 환경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기자들이 계약서 공개를 요청하면 정부는 "국제 협약의 일부이며 국가 기밀"이라며 거부합니다. 정보 자유법과 공공 문서 접근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기관은 문서 제공을 거부하고 프로젝트 관련자들은 언론과의 대화를 회피합니다. 이로 인해 기자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있는 내부 고발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발칸 지역 전체에 미치는 영향

 

세르비아는 발칸 지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번 시위는 역내 다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보스니아 학생들도 동일한 문제(부패, 책임 부재, 정치인들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직면해 있어 유사한 방식으로 조직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크로아티아에서도 시민들이 세르비아 학생들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는 1990년대 전쟁 이후 형성된 세르비아와 이웃 국가들 간의 복잡한 관계를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변화입니다. 학생들은 법치주의와 반부패를 위해 함께 싸우며, 90년대에 분열된 민족들을 다시 하나로 모으고 있습니다.

 

이는 30년간 정치인들이 실패한 일을 학생들이 해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시민들이 민족적 분열을 넘어 공통의 목표를 위해 연대하는 모습은 발칸 지역의 새로운 희망을 보여줍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변혁의 가능성

 

학생들의 요구는 캐노피 사고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그 이상을 지향합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제도의 정상화, 자유로운 기관 운영, 책임 있는 정부입니다. 단순히 정부 교체가 아니라 시스템 자체의 변화를 원합니다.

 

세르비아 선거 주기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새로운 정당이 권력을 잡고 10년간 지배한 후 같은 일이 반복되는 현상)을 끊고자 합니다. 학생들은 정치적으로 독립된 전문가들로 구성된 과도 정부를 통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길 바랍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가 이제는 가능성의 영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세르비아진보당의 강력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지역 정치인이나 시민이 "내 지역사회를 되찾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기자들이 다양한 주제를 다룰 때 자주 직면하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두려워한다"는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사회에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입니다.

 


2025년을 향한 민주주의의 새로운 실험

 

 

 

이번 주말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대통령은 경찰과의 충돌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베오그라드와 다른 도시들에서는 경찰 병력이 대거 배치된 상황입니다. 그러나 시위대는 평화적 시위를 약속하고 있습니다.

 

이번 집회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직면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어떤 정당이 권력을 잡더라도 책임성을 유지하고 처벌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입니다.

 

세르비아의 변화는 발칸 지역 전체에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서발칸 지역 최대 경제국이자 EU 가입을 추진 중인 국가로서, 세르비아의 민주화는 지역 안정과 협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변화가 학생들이 주도하는 직접 민주주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고대 아테네식 직접 민주주의를 현대 사회에 적용하는 혁신적인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세르비아는 물론 전 세계 민주주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극적인 사고에서 시작된 이 움직임이 세르비아와 발칸 지역 전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주도하는 이 '직접 민주주의 혁명'은 21세기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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