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뇌세포가 컴퓨터를 만나다: 바이오컴퓨팅이 AI와 의학 연구에 가져올 혁신

eodiseo 2025. 3.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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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컴퓨팅: 생체 뇌세포가 AI의 미래를 이끌다

 

 

 

인간 뇌세포가 게임을 플레이한다? 바이오컴퓨팅의 등장

 

2022년, 호주 멜버른의 한 연구실에서 놀라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실리콘 칩 위에 배양된 80만 개의 인간 뇌세포가 '퐁' 게임을 플레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Cortical Labs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DishBrain'이라 불리며, 생체 뇌세포를 활용한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인 '바이오컴퓨팅'의 가능성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바이오컴퓨팅, 유기 컴퓨팅, 생물학적 하드웨어, 그리고 가장 생생하게 표현하자면 '웨트웨어'라고도 불리는 이 기술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AI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Cortical Labs의 최고 과학 책임자인 Brett Kagan은 "생물학을 가진 모든 것은 환경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진화를 통해 그것을 배워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었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바이오컴퓨팅의 핵심은 뇌세포가 전기 자극을 통해 자연스럽게 서로 소통하고, 주변 환경을 이해하며 예측하려는 특성을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연구자들은 이를 '자유 에너지 원리'로 설명합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DishBrain처럼 작은 규모의 생물학적 시스템조차도 끊임없이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며 놀라움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실리콘의 한계와 새로운 가능성

 

현재 우리의 컴퓨팅 세계는 실리콘 칩 기술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50년 이상 우리는 하나의 집적 회로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어넣어 더 나은 칩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것이 바로 고든 무어가 1975년에 관찰한 유명한 '무어의 법칙'입니다. 오늘날 스마트폰의 처리 칩에는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으며, 이 트랜지스터들은 일부 위치에서 단 몇 나노미터 떨어져 있을 정도로 작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꾸준한 발전에도 결국 한계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실리콘 디스크에 물질 층을 증착하여 3차원 회로인 칩을 만듭니다. 이제 그 층 중 일부는 원자 한 개 두께입니다. 원자 하나에 도달하면 더 얇게 만들 수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처리 한계에 대한 문제이며,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더불어 AI 모델 구축과 대중적 사용은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2034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 센터는 연간 약 1,580 테라와트시를 소비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인도 전체의 소비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이에 비해 우리의 뇌는 단 20와트로 작동하며, 약 860억 개의 뉴런이 1,000억 개 이상의 연결을 형성합니다. 슈퍼컴퓨터가 기능하기 위해 최대 40메가와트의 전력을 소비해야 하는 것과는 현저한 차이입니다.

 


바이오컴퓨팅의 현재와 미래

 

2025년 현재, 바이오컴퓨팅 연구는 실험실을 넘어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Cortical Labs는 첫 상업 제품인 'CL1 유닛'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는 인간 뇌세포를 포함한 프로세서로, 각 유닛의 가격은 약 35,000달러입니다. 이 장치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폐기물을 처리하며, 유체를 여과하고 펌핑하여 세포를 살아있게 유지하는 '몸체' 역할을 합니다.

 

한편, 스위스의 조용한 도시 베비(Vevey)에 위치한 FinalSpark라는 바이오테크 회사도 바이오컴퓨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회사는 '뉴로플랫폼'이라는 클라우드 컴퓨팅 네트워크에서 16개의 뇌 오가노이드를 구독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전 세계 연구자들이 이 플랫폼에 로그온하여 관찰, 연구,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으며, 일부는 로봇 공학 분야에서, 다른 일부는 대체 컴퓨팅 대학 수업에서 교육 도구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바이오컴퓨팅의 상용화에는 여전히 많은 도전이 있습니다. 세포는 영양분을 필요로 하고, 편안한 37도의 온도를 유지해야 하며, 그들의 폐기물을 청소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세포는 죽습니다. 또한 생물학적 재료를 고온의 컴퓨터 환경에 통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의학적 응용과 윤리적 고려사항

 

바이오컴퓨팅의 가장 유망한 응용 분야 중 하나는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입니다. 뇌 오가노이드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루게릭병, 간질 등 많은 뇌 질환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혁신적인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토마스 하르퉁 교수는 이러한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생물학적 뇌 오가노이드를 표준화한 최초의 사람이었습니다. 이것은 동물 실험을 대체하고 신경학 연구를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 치료제가 하루 빨리 시장에 나오는 것의 가치는 제약회사에게 약 10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2050년까지 전체 인구의 22%가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치매와 같은 신경 질환을 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에서만 파킨슨병의 직간접적 비용은 500억 달러가 넘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1,000만 명의 파킨슨병 환자가 있으며, 미국에서만 매년 약 9만 명이 진단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윤리적 질문도 제기합니다. "뇌 오가노이드가 자의식을 갖게 될까요?" 하르퉁 교수는 현재의 작은 세포 덩어리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지만, 미래에 이 뇌 오가노이드가 고통을 느끼거나 자의식을 갖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윤리적 고려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결론: 긴 여정의 시작

 

바이오컴퓨팅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이 현재의 위치에 도달하는 데 50년 이상이 걸렸듯이, 바이오컴퓨팅도 상용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Brett Kagan의 말처럼, "우리는 접시 안의 뇌세포로부터 지능을 끌어내는 방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하루빨리 결실을 맺어, 더 효율적인 AI와 신경질환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미래가 무엇을 가져올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뇌세포가 항상 그 부분의 합보다 더 많은 것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지루하거나 이진법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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