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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탄핵 이후 한국 경제 전망: 증시·환율·금리 어디로 갈 것인가

eodiseo 2025. 4. 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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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불확실성 해소 이후, 우리 경제는 어디로 향할 것인가

 

 

역사적인 날, 의외로 선방한 국내 증시

 

2025년 4월 4일, 대한민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날이었습니다. 탄핵 심판이 최종 결정되는 역사적인 순간에 증시는 예상과 달리 의외로 선방했습니다. 전날 뉴욕 증시가 처참하게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낙폭이 제한적이었습니다. 코스피는 260대로 약세 마감했지만, 미국 관세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상당히 잘 버텼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일본 니케이가 2.75%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탄핵 심판 선고 과정에서 코스피는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아침에는 전일 대비 1.46% 하락으로 출발했다가 11시경에는 보합세를 보였고, 11시 6분경 헌재가 탄핵 소추 사유별 판단을 설명하기 시작하자 강세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러나 11시 22분 최종 파면이 선고되자 다시 약세로 돌아섰고 외국인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낙폭이 커졌습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1조 7800억 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 8월 이후 최대 규모였습니다.

 


격변의 하루, 환율과 업종별 주가 흐름

 

환율 시장 역시 극적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2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하루 동안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아침에는 전일 대비 16원 이상 내린 1450원대에서 시작해 선고 40분 전에는 1438원까지 하락했습니다. 11시 선고가 시작되자 갑자기 37원 가까이 내려 1430원을 찍었다가, 파면이 공식화되자 다시 반등하여 1440원을 넘었습니다. 결국 전일 대비 33원 가까이 내린 1434.11원에 마감했습니다.

 

업종별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도입 임박 발언에 반도체 주가 급락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6% 넘게 하락했고, 삼성전자도 2%대 후반 하락했습니다. 이오테크닉스, DIT, 한미반도체, PSK, 테크윙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뉴욕 증시에서도 엔비디아, 마이크론, 브로드컴 등 반도체 주가 약세를 보이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0% 가까이 하락한 영향이 컸습니다.

 

반면 2차전지주는 동반 상승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4% 넘게 상승했고, LG이노텍,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포스코퓨처M, 삼성SDI, 코스모화학 등이 모두 상승했습니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BM이 급등했습니다. 최근 신저가를 기록했던 종목들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데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관세 리스크가 2차전지 산업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증권사 리포트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유통주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탄핵 결정으로 대선 국면에 돌입하면서 내수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입니다. 신세계가 12% 넘게 상승했고, 롯데쇼핑, GS리테일, 호텔신라, 이마트 등도 함께 상승했습니다.

 


정치 테마주와 엔터주의 흐름

 

정치 테마주들은 탄핵 선고 과정에서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되는 애니켐은 하한가로 마감했지만, 개장 직후에는 11% 급등했다가 선고 과정에서 18% 급락과 10% 급등을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여야 정치인 테마주 대부분은 급등했습니다. 이재명 대표 테마주인 상지건설은 상한가로 마감했지만, 오리엔트바이오, 오리엔트정공, 동신건설 등은 선고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급락세로 전환되었습니다.

 

한편, 엔터주는 관세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무풍지대'로 꼽히며 강세를 보였습니다. 하이브가 3%대 후반 상승했고, 큐브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도 함께 상승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공연이나 콘텐츠는 관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으며, 앨범이나 굿즈는 팬덤의 소비 영역이기 때문에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향후 경제 전망: 추경과 경기 부양책에 주목

 

이제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경제 정책의 방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계속해서 미국의 경제 성장률을 하회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국가부채 축소에 중점을 두어 재정 지출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2010년대부터 투자도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재정 건전성은 확보했으나 성장성이 훼손된 상황입니다.

 

이제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경기 개선을 위한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고용, 소매 판매, 건설 등 내수 지표가 역대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재정 건전화 기조에서 재정 확장 정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시장의 화두는 추경 규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은 35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제시했고, 기재부는 10조 원 규모의 1차 추경 실행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한국은행 총재는 적정 추경 규모를 15~20조 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추경 규모가 20조 원 이상이면 경기 부양의 모멘텀이 확대되고 장기 금리는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다만 우리 재정 수준은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아직 회복하지 못했고, 재정 건전성 약화 정도가 신용등급이 같은 국가들 중에서도 중하위권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정부 지출을 갑자기 증가시키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금리, 환율, 증시 전망

 

금리는 트럼프의 상호 관세, 국내 경기 둔화, 기준 금리 인하 필요성을 반영해 이미 시장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이제는 추경의 시기와 규모가 중요한 변수가 되었습니다. 2분기에 두 번 있을 금통위에서 기준 금리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시장 금리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추경이 장기 금리 상승의 재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환율은 최근 외환 시장에서 원화가 미국 관세 리스크, 내국인 해외 투자 기조, 정치적 리스크 등이 겹치면서 약세를 보였습니다. CDS 프리미엄 급등을 감안해도 원화의 약세 폭이 컸던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환율 하락 요인이 강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 적정 환율 수준을 1400원대 초반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증시는 작년 12.3 사태 직후 코스피가 5% 하락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그 직전 수준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제 증시는 외환 시장에서 나타난 안도감을 반영할 가능성이 커졌고, 추경 등 경기 부양 모멘텀도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스닥 역시 정부 출범 이후 증시 활성화 대책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CDS 프리미엄은 하향 안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그동안 한국의 CDS 프리미엄이 12.3 사태 수준까지 상승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차츰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적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한국 경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추경을 통한 경기 부양과 함께 내수 활성화 정책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증시와 환율은 안정화되고, 금리는 추경 규모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재정 건전성 유지와 경기 부양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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