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폭탄,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과 대응 전략 | 2025년 4월 4일 한국경제신문 요약
충격에 빠진 글로벌 금융시장, 5년 만의 최악 하락세
2025년 4월 4일,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충격에 빠졌습니다. 미국 증시는 하루 만에 5년 만의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다우 지수가 3.98%, S&P 500 지수는 4.84%, 나스닥 지수는 무려 5.97%나 폭락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증시에서 하루 사이 3조 1천억 달러(약 4,500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9.88% 급락한 것인데, 이는 트럼프가 반도체 부문에 대해 별도의 관세를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황과 맞물려 시장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22%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19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1930년 대공황을 촉발했던 스무트 홀리 관세법 시행 당시(15.8%)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가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현재 미국 경제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1930년대보다 훨씬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관세 정책이 미칠 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25%의 상호 관세
한국은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 논리에 따라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받게 됩니다. 이는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금액(135억 달러)과 한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한 적자(660억 달러)를 단순 계산한 결과입니다.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누면 약 50%가 나오고, 이를 절반으로 나눈 값이 25%입니다. 이 계산법은 대부분의 국가에 적용되었으며, 무역 흑자를 기록하거나 수치가 10% 미만인 국가들에게는 기본 관세율 10%가 적용되었습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 중에서도 한국에 유독 높은 관세율이 부과된다는 것입니다. 호주, 칠레, 콜롬비아, 싱가포르 등은 기본 관세율 10%만 적용받는 반면, 한국은 25%의 관세율을 부과받게 됩니다. 유럽연합은 20%, 일본은 24%로, 한국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통상 당국은 9일 오후 1시(한국 시간)까지 미국과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추는 것이 급선무가 되었습니다.
이번 관세 정책은 특히 베트남(46%), 중국(34%) 등에 생산 기지를 둔 한국 기업들에게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 기지가 베트남에 있고, 생산량의 90%가 수출로 이루어지는데, 상당수가 미국으로 가는 상황입니다. LG전자도 베트남에 전자, 디스플레이, 이노텍, 화학 등 7개 계열사 생산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의류·신발 OEM 업체인 한세실업, 영원무역 등도 베트남 생산량이 매출의 60%에 달하고 있습니다.
산업별 영향과 '무풍지대' 업종의 부상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산업별로 다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무풍지대'로 불리는 업종들의 약진입니다. 음원 콘텐츠나 게임과 같은 지식재산권 기반 서비스 산업은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가운데에도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4%, 하이브는 2% 안팎 상승했고, 게임업계 대장주 크래프톤은 1.5%대 플러스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업종들은 제조지가 따져도 관세를 매길 수 있는 상품이 많지 않고, 실제로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이들 업종은 강달러의 피해가 적고 오히려 환차익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서비스를 만드는 인력들이 대부분 국내에 있어 인건비 같은 고정비는 원화로 지출되는 반면, 수익은 해외에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하이브의 경우 작년 매출 중 해외 비중이 63%, 크래프톤은 무려 96%에 달합니다.
반면, 반도체 및 전자 업종은 크게 타격을 받았습니다. 삼성전기가 8% 넘게 떨어졌고, LG이노텍은 6%대, LG전자는 5%대 하락했습니다. 운송 기업들도 타격을 받아 HMM 주가는 4% 가까이 빠졌고, 대한항공도 2.5% 정도 하락했습니다. 다만 바이오 업종은 선방하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히려 6% 급등했고, 셀트리온도 2% 정도 상승했습니다.
애플의 위기와 글로벌 기업들의 대응
미국 기업 중에서는 특히 애플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애플 주가는 9.25% 떨어져 203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한 주요 제품을 대부분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중국에 대한 총 관세율이 54.4%에 달하고, 인도에는 27%, 베트남에는 46%의 상호 관세가 부과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최악의 경우 아이폰 가격이 4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로젠블렌트 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아이폰 16 시리즈 기본형은 현재 799달러에서 최대 1,120달러까지,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 16 프로맥스는 현재 1,599달러에서 2,300달러까지 비싸질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다만 애플이 당장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어떤 결정을 내리든 수익성은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트럼프는 미국 경제가 자신의 관세 정책 덕분에 더 강해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수술은 끝났고 환자는 회복 중"이라는 비유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증시의 급락에 대해서는 "이미 예상된 일"이라며 "현재의 문제를 극복하면 더 엄청난 돈, 수조 달러를 벌게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글로벌 반응과 향후 전망
중국, 대만, 캐나다, 프랑스 등 많은 국가들이 미국의 관세 정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캐나다는 미국산 자동차에 25%의 맞불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주요 기업 CEO들에게 당분간 대미 투자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추가 보복 조치를 이사회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으며, 브라질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발 소액 소포의 면세 혜택도 없애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시옌이나 테무와 같은 저가 쇼핑몰을 겨냥한 것으로, 800달러 이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이 다음 달 2일부터 발효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800달러가 안 되는 상품이라도 관세가 정상적으로 부과되어, 저가 쇼핑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관세 정책의 변화와 이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충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한국은 통상 당국을 중심으로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며, 기업들은 생산기지 다변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콘텐츠와 같은 관세 무풍지대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처럼 트럼프의 관세 폭탄은 글로벌 경제와 한국 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미국과 다른 국가들 간의 무역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나갈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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