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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산업 위기론: 트럼프 관세 발표 앞둔 NASDAQ 하락과 일론 머스크의 XAI-X 800억 달러 합병의 의미

eodiseo 2025. 4. 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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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정책의 그림자와 테크 기업의 리스크: 테슬라, XAI, 그리고 글로벌 기술 경쟁

 

 

 

불확실성의 파도 속 기술주 하락세

글로벌 기술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발표를 앞두고 큰 폭의 변동성을 경험하고 있다. 4월 2일 '리버레이션 데이(Liberation Day)'로 불리는 이 날,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관세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 전반에 퍼지고 있다. NASDAQ 지수는 최근 거래일에 1.4% 하락했으며, 특히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이 주도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애플을 제외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테슬라, 메타, 알파벳 등 대부분의 대형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했으며, 특히 엔비디아는 4% 이상 하락하며 2023년과 2024년 성과를 일부 반납했다.

 

기술 시장의 부진은 단순히 관세 정책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와 같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발언에 주목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9개국이 '더티 15(Dirty 15)'로 불리는 주요 무역 적자국 목록에 포함되어 있어 반도체와 같은 주요 기술 부품에 대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4월 5일로 예정된 틱톡(TikTok) 매각 기한과 관세 정책을 연계시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미중 기술 갈등의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4월 금리 인하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머스크의 정치 행보가 테슬라를 흔들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거래일에 5.5% 하락하며 기술주 하락세를 주도했다. 일론 머스크는 위스콘신 타운홀 미팅에서 자신의 정치적 활동이 테슬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직접 인정했다. 그는 자신과 테슬라에 "엄청난 압박"이 가해지고 있으며, 테슬라 주식이 "대략 절반으로 하락"했다고 언급했다.

 

테슬라의 어려움은 단순히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만이 아닌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 유럽에서의 판매 감소, 비즈니스 자체의 어려움, 관세 정책과 경제적 불확실성 등이 모두 "완벽한 폭풍"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머스크가 이전에 구축했던 혁신가이자 친환경 에너지 지지자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스스로 뒤집고, 비용 절감과 트롤링의 아이콘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일부에서는 머스크의 새로운 정치적 포지셔닝이 픽업트럭 구매자와 같은 새로운 고객층을 유치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실제로 사이버트럭(Cybertruck)의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머스크의 행보는 단순히 우파 성향의 메시지를 넘어, 인종적 함의가 있는 발언이나 트럼프 집회에서의 논란적인 제스처와 같이 많은 공화당 지지자들조차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XAI와 X의 800억 달러 합병: 머스크의 야심찬 행보

 

한편,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가 소셜 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를 인수하는 대규모 거래가 발표되었다. 이 거래는 합병된 기업의 가치를 800억 달러로 평가하는 전주식 거래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인수는 X의 주주들에게 큰 이득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지난 2년 반 동안 광고주와 사용자의 이탈로 가치가 절반 이상 하락했던 소셜 미디어 기업의 주주들에게는 상당한 이득이 될 전망이다.

 

이 합병의 전략적 의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표면적으로는 AI 기업이 소셜 네트워크를 인수함으로써 독점적인 데이터 접근권을 확보하고, X의 수백만 사용자에게 Grock과 같은 AI 모델을 배포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가 이미 두 회사를 모두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X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Grock을 배포하는 데 추가적인 인수가 필요하지 않았다는 의문도 제기된다.

 

더욱이 XAI의 800억 달러 평가액은 지난해 11월 약 500억 달러로 평가되었던 것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로, 새로운 자금 조달 없이 이러한 평가액 상승이 이루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두 회사 모두 비상장 기업이고 동일한 소유자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평가액 조정으로 볼 수 있다.

 


미중 기술 경쟁: 화웨이의 R&D 투자와 중국의 AI 혁신

 

미국의 기술 수출 제한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기술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화웨이는 최근 12월 분기에 9.5%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지만, 연구개발(R&D)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4천만 달러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화웨이가 미국의 기술 제한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화웨이는 특히 스마트폰 비즈니스와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에서 큰 성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한때 스마트폰 시장에서 크게 후퇴했던 화웨이는 최근 다시 시장에 복귀하고 있으며, 자체 운영체제인 HarmonyOS를 개발하여 안드로이드를 대체하는 등 자립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화웨이의 AI 칩 개발이다. 엔비디아가 중국에 최신 칩을 판매할 수 없게 되자, 화웨이는 자체 AI 칩을 개발하여 그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비록 엔비디아의 기술에 비해 아직은 뒤처져 있지만,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의 기술 혁신은 화웨이뿐만 아니라 딥시크(Deepseek)와 같은 기업들을 통해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최신 엔비디아 칩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창의적인 혁신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는 기술 제한이 오히려 중국 기업들의 혁신을 촉진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노바 캐피털의 벤 하바크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와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오프쇼어링, 니어쇼어링 등의 전략을 일찍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미국의 무역 파트너들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바크는 또한 중국 시장이 근본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으며, 특히 AI 분야에서는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수준의 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의 관점: 기회와 위기 사이에서

 

현재의 시장 상황은 투자자들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볼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혁신 정신과 글로벌 인재 유치 능력이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에, 관세로 인한 단기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혁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 완화, 관료주의 감소, 세금 지원 등을 통해 혁신을 지원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자동차, 로봇 공학, 희토류 등 주요 공급망 투입물에 대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이 중국을 비롯한 지정학적 경쟁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내국화하거나 우호적인 국가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과도기적 어려움으로 볼 수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이미 바이든 행정부에서부터 중국에 대한 칩 수출 제한이 있어왔으며, 미국 칩 제조업체들의 수출 중 30~40%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분야의 기업들은 계속해서 도전적인 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중국과의 비즈니스를 지속하면서도 최첨단 기술의 이전을 방지하는 균형 잡힌 접근법을 기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기술 기업의 도전은 글로벌 기술 생태계의 중요한 변곡점을 나타낸다. 테슬라와 같은 기업들이 정치적 영향으로 인한 도전에 직면하고, XAI와 X의 합병과 같은 대형 거래가 이루어지며, 미중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장기적인 혁신과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기술 산업의 미래 지형을 재편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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