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 포스 2.0X': B2B 시장을 재편할 AI 디지털 노동력의 부상
명령 없이도 작동하는 AI 비서, 디지털 노동력의 시대가 열리다
세일즈포스가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열린 최대 개발자 컨퍼런스 TDX 2025에서 새로운 AI 에이전트 '에이전트 포스 2.0X'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단순한 AI 비서를 넘어 '디지털 노동력'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의 진화입니다. 에이전트 포스 2.0X는 사람의 명령 없이도 AI 에이전트가 직접 모든 작업을 능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행사장 곳곳에서는 '에이전트 블레이저(Agent Blazer)'라는 슬로건이 눈에 띄었습니다.
개발자 컨퍼런스인 만큼, 참가자들은 자신의 분야에 맞는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직접 구성하고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일즈포스 관계자들이 다른 회사 개발자들에게 에이전트 포스 2.0X 구동 방법을 시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세일즈포스가 얼마나 개발자 생태계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에이전트 포스는 지난해 9월 세일즈포스가 처음 선보인 맞춤형 AI 에이전트 구축 플랫폼으로, 기업들이 영업, 고객 관리, 마케팅 등 각 업무별로 맞춤형 AI 비서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줍니다. 출시 6개월 만에 5,000개 이상의 기업이 도입하면서 세일즈포스의 대표적인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빠른 성장은 기업들의 AI 도입 욕구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능동적 AI의 등장: 재고 관리부터 업무 협업까지
이번에 공개된 에이전트 포스 2.0X는 세일즈포스가 공개한 세 번째 버전으로, 다음 달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에이전트 포스가 사용자 명령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반응형 시스템에 머물렀다면, 새 버전은 AI의 능동성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사용자가 반복적으로 명령어를 입력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새 에이전트 포스로 구축한 AI 에이전트는 별다른 명령어 없이도 API를 활용해 다양한 업무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창고 업무용 AI 비서는 재고가 일정량 이하로 떨어지면 알아서 최적의 가격에 상품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 반복 업무의 자동화를 넘어 판단이 필요한 업무까지 AI가 담당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번 플랫폼에는 다중 에이전트 프레임워크가 구축되어, 개인용 AI 비서와 기업용 AI 비서가 서로 협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국 최대 업무 협업 툴 중 하나인 슬랙과 자동으로 연결되어, 슬랙에서 이루어진 대화나 생성된 차트 등을 AI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되었습니다. 이는 기업 내 다양한 도구와 시스템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발전입니다.
개발자 친화적 설계와 AI 솔루션 마켓플레이스
세일즈포스는 이번 플랫폼 개편 과정에서 기업 개발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에이전트 포스로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주체는 세일즈포스의 고객인 각 기업의 개발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개발자들이 자연어 몇 마디로 원하는 AI 에이전트 형태를 설명하면 시스템이 몇 가지 옵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또한 개발자들이 새 AI 에이전트를 정식 배포하기 전에 반복적으로 테스트할 수 있는 가상 공간도 구축했습니다. 이는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 적용하기 전에 에이전트의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입니다.
세일즈포스는 TDX 개막 전날인 지난 4일에 맞춤형 AI 솔루션을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인 '에이전트 익스체인지'도 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AI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구글 클라우드, 도큐사인, 박스, 워크데이 등 200여 회사의 맞춤형 AI 솔루션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AI 도입의 장벽을 낮추고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입니다.
세일즈포스 vs 마이크로소프트: 치열해지는 B2B AI 경쟁
세일즈포스는 AI 에이전트가 '디지털 노동력'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꾸준히 강조해왔습니다. 기업들이 과거에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로 부동산과 인프라의 한계를 극복했다면, 이제는 AI 비서로 노동력의 한계까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 포스를 통해 급성장하는 AI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51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은 2030년에 471억 달러(약 68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입니다. 글로벌 CRM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세일즈포스는 B2B 고객들이 빠르고 간편하게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데 니즈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 시장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세일즈포스의 앙숙 관계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세일즈포스의 TDX 개막일에 맞춰 새로운 영업용 AI 비서를 공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CRM 솔루션인 다이나믹스 365 외에도 세일즈포스에서도 구동될 수 있는 AI 비서를 선보였는데, 이는 에이전트 익스체인지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배제한 세일즈포스와는 다른 접근법입니다.
현재 글로벌 CRM 시장에서 세일즈포스는 21.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5.9%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두 기업 모두 B2B AI 플랫폼을 강화해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세일즈포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5억 달러를 투자해 AI 전문 인력 3만 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연말부터 진행된 직원 천여 명의 정리해고 자리를 영업 인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이는 회사의 매출 구조가 CRM 솔루션 중심에서 에이전트 포스를 필두로 한 AI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세일즈포스의 2025 회계연도 4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99억 9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으나 시장 전망치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장기 성과 의무(RPO)가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매출 증가율보다 RPO 증가율이 높다는 것은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다는 신호입니다. 세일즈포스 주가는 다른 테크 주와 마찬가지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다음 분기 실적과 다음 달 정식 출시되는 에이전트 포스 2.0X의 성과에 따라 향후 주가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마케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팔란티어(PLTR) 심층 분석: 600배 PER의 데이터 분석 기업, 차세대 성장주인가 거품인가 (0) | 2025.04.04 |
---|---|
커클랜드 브랜드 성공 사례 분석: 코스트코가 유명 브랜드와의 협상력을 높인 단일 브랜드 전략 (1) | 2025.04.03 |
테크 산업 위기론: 트럼프 관세 발표 앞둔 NASDAQ 하락과 일론 머스크의 XAI-X 800억 달러 합병의 의미 (1) | 2025.04.02 |
6조원 매출의 미국 장례 산업 거인: 셀럽들의 마지막을 책임지는 SCI의 비즈니스 모델 분석 (1) | 2025.04.02 |
제드 맥칼럽의 10억 달러 우주 도전: 2026년 민간 우주정거장 Haven-1 출시 계획 분석 (1) | 2025.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