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한눈에 보기: 연금개혁부터 글로벌 경제 이슈까지 (2025년 3월 21일)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 개혁안, 18년 만의 변화
드디어 국회에서 국민연금 개혁안이 통과되었습니다. 1988년 국민연금 도입 이후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에 이어 세 번째 개혁이며, 18년 만의 중대한 변화입니다. 이번 개혁의 핵심은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로의 전환입니다.
현재 9.9%인 보험료율은 13.3%로 인상됩니다. 다만 한 번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내년부터 1년에 0.5%p씩 8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상됩니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 월소득이 309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직장인(회사와 본인이 각각 절반씩 부담)의 경우 현재 매달 13만 9,000원에서 2033년에는 약 20만원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한편 소득대체율(일하던 시기 소득 대비 연금 지급 비율)은 40%에서 43%로 한 번에 올라갑니다. 이러한 변화가 미래 세대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내년에 국민연금에 가입해 40년간 납부하는 청년층은 평생 약 1억 8,700만원을 내고(현행보다 5천만원 증가), 은퇴 후 25년간 총 3억 1,400만원을 받게 됩니다(현행보다 2천만원 증가). 즉, 5천만원을 더 내고 2천만원을 더 받는 구조입니다.
지역가입자(자영업자, 프리랜서 등)의 경우는 본인이 보험료 전액을 부담해야 하므로, 현재 27만 8,100원에서 8년 후 약 40만 1,700원으로 부담이 늘어납니다.
또한 출산이나 군복무 시 연금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크레딧' 제도도 확대됩니다. 첫째와 둘째 아이 출산 시 각각 12개월, 셋째 아이부터는 18개월이 추가되며, 군복무는 기존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어납니다.
이번 개혁으로 국민연금 기금의 소진 시점이 2055년에서 2064년으로 9년 연장되었고, 적자 전환도 7년 늦춰졌습니다. 하지만 이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만 손본 '모수 개혁'에 불과하며, 자동조정장치 도입이나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간의 융합 등 '구조 개혁'은 국회 연금개혁특위에서 올해 말까지 논의할 예정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6조원 유상증자로 글로벌 방산기업 도약 노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조 6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한국 자본시장 역대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회사 측은 세계적인 방산 수요 증가에 대응하여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은 해외 시설 확충에 투입됩니다. 구체적으로 유럽과 중동에 1조 6천억원을 투자해 포탄, 로켓, 장갑차 등 지상무기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현지 업체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또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조선시설 확보에 8천억원을 사용하고, 얼마 전 인수한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의 최대주주 지위 유지 및 다른 지분 투자에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무인기용 엔진 개발 시설에 3천억원을 투입하는 등 기술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냉담합니다. 공시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10% 폭락하며 하한가를 기록했고, 한화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6%, 한화오션은 4%대 하락했습니다. 증권사들은 유상증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당분간 주가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삼성SDI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유상증자권리락 평가에 새로 도입한 제도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두 회사의 유상증자가 기업들의 투자 목적이므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신속한 심사를 약속했습니다.
'머지포인트 데자뷔?' 선불업 등록 안 한 '문화상품권' 주의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주식회사 문화상품권'이 선불등록 대상임에도 등록하지 않고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회사가 파산하거나 영업정지를 당할 경우 상품권을 환불받지 못할 수 있다고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전자금융법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금감원에 선불업자로 등록하여 고객들의 충전금을 신탁이나 지급보증보험 등으로 안전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주식회사 문화상품권'은 자신들이 선불 전자지급수단에 해당하지 않아 등록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명확히 해두자면, '컬처랜드 상품권'을 발행하는 한국문화진흥은 선불업자로 등록되어 있어 고객 충전금이 100% 보호됩니다. 반면 '주식회사 문화상품권'은 소비자피해보험에만 가입되어 있고, 부채비율이 약 2만%에 육박하며 선불 충전금액 상당 부분을 PF 등 위험성 높은 곳에 투자하고 있어 머지포인트 사태와 유사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됩니다.
LG전자, 러시아 가전공장 3년 만에 재가동
LG전자가 모스크바에 있는 가전공장의 생산을 부분적으로 재개했습니다. 2006년에 설립했던 이 공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인 2022년 8월에 가동을 중단한 바 있으며, 2년 7개월 만에 다시 가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러시아는 인구 1억 4천만 명에 1인당 GDP가 14,400달러로 인도보다 높은 거대 시장입니다. LG전자는 현지 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재고 물량과 자재를 활용해 세탁기와 냉장고를 조금씩 생산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다른 국내 기업들의 러시아 시장 재진출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쟁 전까지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 1위였던 삼성전자는 최근 일부 마케팅 활동을 재개했고, 현대자동차는 2022년에 1만 루블(약 14만원)에 매각했던 공장에 대해 2년 안에 되살 수 있는 '바이백 권리'를 갖고 있어 올해 12월까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튀르키예 정치 불안이 부른 금융시장 '트리플 쇼크'
튀르키예(터키) 경찰이 제1 야당인 공화인민당 소속의 이스탄불 시장을 부패와 테러 연루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이 인물은 2028년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막을 유력 후보로 꼽혀왔기에, 에르도안의 독재체제 연장 시도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튀르키예 현지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대거 자금을 빼내면서 금융시장이 '트리플 쇼크'를 맞았습니다. 리라화 환율이 10% 이상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스탄불 증권거래소의 BIST 100 지수는 장중 7% 가까이 급락했으며,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75%p 급등했습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리라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최대 100억 달러를 투입했으나, 시장 불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튀르키예는 연 40%에 육박하는 높은 금리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고, 미국 및 EU와의 관계 개선으로 BIST 100 지수가 2년간 두 배 가까이 상승했었으나, 이번 정치적 불안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높아지는 '철의 장벽', EU는 수입 줄이고 미국과 인도는 관세 부과
유럽연합이 다음 달부터 철강 수입량을 최대 15% 줄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미국이 수입 철강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수출이 막힌 철강 제품이 유럽으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EU는 트럼프 1기 정부 때부터 일정 할당량을 넘는 수입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는 사실상의 쿼터제를 운영해왔는데, 이번에 그 할당량을 줄이게 됩니다. 2023년 기준 EU는 철강 완제품을 총 2,500만 톤 수입했으며, 한국이 300만 톤으로 가장 많은 물량을 수출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열연강판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철강 보호무역주의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인도는 일정 가격 이하로 들어오는 중국과 베트남산 철강에 12% 임시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남아공도 관세 인상을 검토 중입니다.
중국 금리 5개월 연속 동결, 각국 '관망 모드'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연속으로 동결했습니다. 중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작년 10월에 LPR을 인하한 이후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 우려로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입니다.
일본은행도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영국도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미국발 관세전쟁의 불확실성 때문에 관망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한국도 다음 기준금리 결정회의(4월 17일)를 앞두고 대외 불확실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라면 가격도 상승세... 신라면 이어 진라면도 인상
농심에 이어 오뚜기도 4월 1일부터 진라면을 포함한 16개 라면의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대형마트 기준으로 진라면은 716원에서 790원으로, 짜장면은 976원에서 1,106원으로 각각 인상됩니다.
오뚜기가 라면 가격을 올리는 것은 2년 5개월 만으로, 환율과 원재료값, 물류비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다음 달부터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분카레와 짜장 제품도 약 13.3% 가격을 인상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다른 라면 기업들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보이며, 팔도는 비빔면가 인상을 검토 중입니다. 다만 삼양식품은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에 힘입어 오뚜기 주가는 3% 넘게 상승했고, 농심도 1% 정도 올랐습니다.
트럼프 관세 부과로 알루미늄 가격 20% 급등
알루미늄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주일 동안 5% 이상, 1년 전과 비교하면 20% 상승했는데, 이는 트럼프가 미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의 영향입니다.
미국은 알루미늄 자체 생산량이 적어 80% 이상을 캐나다, 러시아,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세금 부과 전에 물량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했고, 주요 원료인 보크사이트의 생산량도 기니와 브라질의 홍수와 사고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알루미늄을 활용해 캔을 제조하는 주류업체와 식품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가중될 전망입니다. 맥주 캔의 경우 원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캔값이며, 최근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소니의 전철 밟지 않으려면
전영민 교수의 칼럼 "삼성전자, 소니의 전철 밟지 않으려면"에서는 과거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소니의 워크맨부터 시작해 삼성이 소니를 추격해 TV 시장을 제패하기까지의 과정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최근 기술 격차를 다시 벌리기 위해 노력 중인 삼성전자의 전략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마치며
이상으로 3월 21일 한국경제신문의 주요 기사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국민연금 개혁부터 글로벌 경제 이슈까지, 다양한 소식들을 통해 경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국민연금 개혁은 향후 수십 년간 우리 모두의 노후를 좌우할 중요한 사안이니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상증자와 글로벌 방산시장 진출 확대 계획, 그리고 러시아 시장에 재진출하는 LG전자의 행보도 주목할 만합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라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알루미늄 가격 급등이 식품 산업에 미칠 영향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글로벌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정책도 관망 모드로 전환되고 있어 앞으로의 경제 향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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