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틱톡의 운명: 트럼프의 75일 추가 유예와 미중 디지털 경제 전쟁의 향방
연장된 기한, 계속되는 불확실성
미국 내 틱톡의 운명이 또다시 연기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행정명령을 통해 틱톡에 중국 바이트댄스로부터 분리되어 미국 소유주를 찾기 위한 추가 75일의 유예 기간을 부여했습니다. 이는 지난 1월 첫 번째 75일 유예 이후 두 번째 연장으로, 원래대로라면 토요일 아침부터 미국에서 틱톡 서비스가 중단될 예정이었습니다.
이번 유예 조치는 2023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에 따른 것입니다. 해당 법안은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틱톡이 중국 소유주로부터 분리되거나 미국에서 금지되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워싱턴에서는 틱톡이 궁극적으로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법안 통과 후 2024년 1월 19일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1월 21일 첫 번째 75일 유예를 승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의 미국 사업에 대한 인수자를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계속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이번 주 발표한 대중국 관세와 연계하여 틱톡이 광범위한 대중국 거래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그의 발언에 따르면, 중국이 관세 문제에 대한 양보와 교환으로 틱톡 거래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으며, 관세는 협상에서 미국에 "큰 힘"을 부여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법적 논란과 권력 분립 문제
그러나, 독일 마셜 펀드의 린지 고먼 기술 프로그램 전무이사는 이번 유예 조치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은 매각 진전에 관한 특정 조건이 충족된 경우에만 대통령이 연장을 허용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이러한 조건은 첫 번째 연장 때도, 이번에도 충족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고먼은 이러한 상황이 권력 분립과 법의 의미에 관한 더 큰 질문을 제기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녀는 이러한 행태가 중국과 같은 독재 체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하며, 법이 단지 독재적 의도의 표현일 뿐이며 최고 권력자가 법을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트럼프가 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을 실질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이미 승리를 거둔 것일 수 있다는 관점도 제시했습니다.
더불어, 트럼프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며 이를 통해 베이징이 틱톡을 매각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중국은 미국 수입품에 대한 자체 관세로 보복했고 틱톡은 여전히 중국 기업의 소유로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고먼은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을 금지하겠다는 법적 위협을 경제적 관세 수단으로 대체하려는 듯하지만, 이러한 접근이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알고리즘: 틱톡의 핵심 가치
틱톡 매각의 가장 큰 쟁점은 바로 알고리즘입니다. 전문가들은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핵심 알고리즘을 판매하지 않고 틱톡을 매각한다면, 이는 "엔진 없는 자동차를 파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알고리즘은 단순히 비밀 소스가 아니라, 콘텐츠를 표시하고 선택하는 방식을 제어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리즈 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의 연구원이자 틱톡 관련 서적 저자인 본디 케이는 바이트댄스가 5년 전 트럼프 행정부가 매각을 강요했을 때도 플랫폼과 알고리즘 추천 시스템 모두의 소유권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더구나 중국 정부는 알고리즘 추천 시스템의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케이는 알고리즘 추천 기술이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적 재산권이 관련된 기업 인수합병은 매일 발생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 강력한 레버리지와 잠재적 데이터 스파이 도구를 포기할 의사가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잠재적 인수자들과 미국의 딜레마
틱톡의 잠재적 인수자 목록은 상당히 길어 보입니다. DW의 워싱턴 특파원 자넬 듐랜치에 따르면, 아마존이 가장 주목받는 관심자로 트럼프 행정부에 관심 표명 서한을 보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이외에도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AI 기업 퍼플렉시티, 사모펀드 블랙스톤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이름도 언급되었지만 그는 큰 관심이 없다고 밝혔으며, 유명 유튜버 미스터 비스트, 온리팬스 소유주 팀 스토클리, LA 다저스 구단주 프랭크 맥코트를 포함한 컨소시엄 등도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바이트댄스는 공개적으로 매각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누구와도 협상 중이라는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케이는 가장 가능성 높은 인수자로 오라클을 꼽았습니다. 2020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오라클과 월마트가 틱톡의 소수 지분을 인수하고 바이트댄스가 다수 지분을 유지하는 거래를 지지했으나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케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라클 CEO들과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라클이 가장 유력하다고 예상했습니다.
듐랜치는 트럼프가 트루스 소셜 포스팅에서 틱톡과 중국과 협력해 거래를 마무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으며, 중국이 그가 부과한 관세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트럼프가 관세를 지렛대로 중국을 틱톡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임을 시사합니다.
틱톡 금지의 대안과 미국 사용자에 미칠 영향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의 대안은 당연히 금지입니다. 본디 케이에 따르면, 이미 1월에 틱톡이 하루 동안 서비스가 중단되었을 때 사용자들의 반응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들은 청중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인스타그램이나 또 다른 중국 쇼트 비디오 앱인 샤오홍슈와 같은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했습니다.
트럼프는 미국에서 틱톡이 계속 운영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이며, 완전한 매각이나 완전한 금지 사이의 중간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미국 기업이 바이트댄스로부터 알고리즘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바이트댄스가 여전히 알고리즘을 통제하고 소수 지분을 보유하지만 미국 법인이 감독하여 중국이 수백만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백도어가 없는지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틱톡이 매각되거나 금지되어야 한다고 명확히 명시한 법률을 완전히 준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는 트럼프가 틱톡이 미국에서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기를 얼마나 바라는지를 보여줍니다.
디지털 주권과 데이터 보호의 미래
틱톡 사례는 디지털 주권과 데이터 보호에 관한 더 넓은 질문을 제기합니다. 린지 고먼은 미국 기업들도 중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지만, 중요한 차이점은 그들이 그 데이터로 무엇을 하고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녀는 메타나 구글과 같은 미국 기술 기업들도 데이터 투명성 측면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메타가 언젠가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독재 정부와 협력하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녀가 우려하는 것은 바로 틱톡과 바이트댄스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모든 상황은 디지털 시대의 국가 안보, 데이터 주권, 그리고 국제 무역 관계의 복잡성을 보여줍니다. 틱톡의 미래는 단순히 하나의 앱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디지털화되는 세계에서 국가 간 힘의 균형을 형성할 더 큰 게임의 일부입니다.
75일 후 우리는 다시 한번 카운트다운을 볼지, 아니면 마침내 해결책을 볼지 지켜볼 일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틱톡 논쟁이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앱을 훨씬 넘어선 전략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미중 관계와 글로벌 디지털 경제의 미래에 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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