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휘청이는 글로벌 테크 산업: 무역전쟁의 시작인가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전례 없는 수준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테크 기업들에게 직격탄을 날렸고, 특히 아시아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는 2022년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미국과 다른 국가들 간의 무역 갈등이 고조될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테크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글로벌 시장의 반응, 그리고 앞으로 예상되는 전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역사적인 하루: 애플의 3,000억 달러 증발 사태
금융시장에서 "블랙 먼데이"라고 불릴 법한 하루였습니다. 애플은 단 하루 만에 약 3,0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사라지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애플 역사상 가장 큰 일일 시가총액 감소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가 얼마나 큰 충격을 주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로젠블랫 시큐리티스는 "이는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트럼프가 어떻게 미국의 상징적인 기업을 파괴할 수 있는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많은 분석가들은 애플이 결국 특별 면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팀 쿡 CEO가 취임식에 참석하고 미국 투자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은 수년간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베트남, 태국, 인도 등으로 생산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행정부가 거의 모든 나라를 겨냥한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이러한 다변화 전략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일랜드와 같이 애플의 공급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들도 이번 관세 대상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그니피센트 7의 흔들리는 왕좌
테크 기업들의 주가 하락 정도는 관세 영향과 경기 침체 위험에 따라 차등화되고 있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마크 마하니 수석 매니징 디렉터는 기업들을 "경기 침체 저항성" 스펙트럼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와 같은 저렴한 소비자 구독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경기 침체에 강한 편인 반면, 아마존, 구글, 메타와 같은 메가캡 기업들은 4~9%의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아마존은 아시아에서 생산되어 수출되는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관세 노출 때문에 가장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아마존은 이러한 비용을 감수할지, 아니면 소비자에게 전가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메타 역시 중국 이커머스 수출업체들에 대한 노출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마하니는 지난 2년 반 동안의 테크 주식 강세장 이후, 이제는 "DHQ(Dislocated High Quality)"라고 불리는 고품질 기업들이 저평가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현재의 조정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세 문제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과 경기 침체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실적 전망이 5~6%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EU와 캐나다의 맞대응: 디지털 서비스세가 빅테크의 아킬레스건?
트럼프의 관세에 대한 국제적 대응도 빠르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 테크 기업들을 겨냥한 보다 강력한 대응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디지털 서비스세를 통해 맞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당분간 모든 EU 기업들에게 미국 투자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테크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닌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되는 광범위한 요청입니다.
프랑스는 이미 구글과 아마존 같은 기업에 디지털 서비스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약 7억 달러의 세수를 올리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EU 내에서 통일된 대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유럽 국가들 간에 디지털 세금 체계가 크게 다르고, 일부 국가들은 이러한 세금 부과에 매우 소극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이제 디지털 과세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캐나다 역시 미국의 승용차 관세에 맞대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모든 관세 수입은 관세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캐나다 윈저의 자동차 조립 공장이 최소 2주간 폐쇄되어 3,600명의 노동자들이 실직 상태에 놓이게 된 상황에 대응하는 조치입니다.
아시아 경제의 불확실성: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의 딜레마
트럼프의 관세는 아시아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다음 주부터 모든 중국산 제품에 67%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며, 이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1~2%포인트 감소시키고 미국으로의 수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큰 타격을 받을 전망입니다. 베트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매우 높은 관세율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들 국가는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아시아 사이의 '연결 경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중국의 관세 그물망을 피하기 위해 이들 국가로 생산 기지를 이전했지만, 이제 이 모델은 심각한 검토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 국가들이 보복 관세로 대응해 무역 전쟁을 악화시킬지, 아니면 협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를 도출할 것인지가 중요한 관건입니다.
관찰자들은 이 상황에서 출구 전략이 그리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념적 관점을 고려할 때 관세가 완전히 0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지만, 협상을 통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까지 기업들은 공급망에 대한 매우 비용이 많이 드는 결정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시장 분석가들의 경고: 더 큰 폭락이 올 수 있다
RBC 브루인 돌핀의 재닛 무이 시장 분석 책임자는 현재 시장이 더 심각한 경제 둔화와 기업들의 투자 동결, 채용 감소 등의 행동적 대응을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경고합니다. 그녀는 하방 위험이 더 크며, 앞으로의 경로가 변동성이 크고 매우 불안정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문제는 현대 시대에 이런 높은 관세가 전 세계적으로 시행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미지의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중국과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에 깊이 투자해온 다국적 기업들의 공급망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이는 특히 포트폴리오 자금 흐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노출을 줄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도체 산업의 복잡한 공급망도 큰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현재 관세에서는 반도체에 대한 예외가 있지만, 대만에 대한 34%의 관세가 이미 부과되고 있어 TSMC와 같은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 의문을 제기하게 됩니다.
소비자 영향과 디미니미스(De Minimis) 규정 변경
트럼프 행정부는 또한 '디미니미스(De Minimis)' 규정을 변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는 중국에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구매한 제품이 800달러 이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새로운 규칙은 이 기준을 0으로 낮추어,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게 됩니다.
이는 Shein과 Temu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해온 미국 소비자, 특히 저소득층 가구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조치가 국내 투자를 촉진하고 제조업을 활성화하며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결론: 글로벌 테크의 불확실한 미래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테크 산업에 큰 충격을 주었고, 이는 단순한 시장 조정을 넘어서는 구조적 변화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애플과 같은 기업들은 공급망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으며, 이는 제품 가격과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EU와 캐나다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의 보복 조치가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이것이 글로벌 무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글로벌 테크 산업이 상당 기간 동안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투자자들에게는 마크 마하니의 조언처럼 이러한 시장 조정을 고품질 기업의 매수 기회로 볼 수도 있지만, 관세 문제가 장기화되고 글로벌 경기 침체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앞으로 몇 주, 몇 달은 글로벌 무역 환경과 테크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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