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낙관론과 월가의 공포: 트럼프 관세 정책이 몰고 온 경제 태풍
호황 속 투하된 관세 폭탄, 백악관은 "문제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광범위한 관세 정책을 시행하며 시장이 패닉에 빠진 가운데도 백악관은 경기 침체 우려를 일축하고 있습니다.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 스티븐 메어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3월 일자리 보고서가 예상을 뛰어넘는 22만 8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경제가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메어 의장은 이번 일자리 보고서가 지난 2년 중 네 번째로 좋은 결과를 보였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 창출된 일자리의 약 75%가 정부 및 정부 관련 부문이었던 것과 달리, 3월에는 그 비율이 40%로 감소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경제가 정부 주도에서 민간 부문 주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가져올 인플레이션 압력과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메어 의장은 관세가 수입품에만 영향을 미치며, 이는 전체 경제의 1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나머지 86%는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 정책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그는 관세로 인한 시장 변동성은 예상된 것이며, 장기적으로 관세 정책이 미국 내 재산업화를 촉진하고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와 생산 시설을 건설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관세가 상당한 세수를 창출하며, 이를 통해 2017년 세금 감면을 연장하고 미국 가정에 추가적인 세금 감면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연준의 경고와 시장의 공포
반면,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해 더 경계심 있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관세 인상이 예상보다 크게 시행될 것이며, 그 경제적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하면서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S&P 500과 나스닥 100 지수는 각각 5.2%와 5.4% 하락하며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블룸버그의 로마 보스틱 기자는 S&P 500의 약 500개 종목 중 단 14개만이 상승했으며, 여러 IPO가 연기되고 기업들이 새로운 부채 발행을 중단하는 등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전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채권 시장에서는 매수세가 강화되며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1bp 하락한 3.92%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도피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금이 금리를 인하하기에 완벽한 시기"라고 주장했지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고려할 때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메어 의장은 2018-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당시 연준이 오히려 금리를 인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관세 정책은 그 범위와 규모 면에서 이전과는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비교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의회의 반응: 양당의 상반된 시각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인 공화당 프렌치 힐 의원은 관세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는 트럼프의 첫 임기 동안 성공적이었던 규제 완화 정책과 현재 상원에서 투표 예정인 세금 감면 연장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관세 정책이 이러한 긍정적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힐 의원은 포괄적인 관세 접근법보다는 특정 부문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접근법을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재협상을 통해 중국 부품이 이들 국가를 통해 미국 공급망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그는 관세 수입을 세금 감면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관세로 인해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변화할 수 있고, 상계관세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관세 수입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의회예산국(OMB)도 관세 수입을 점수 매기기에 포함시키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글렌 아이비 의원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최근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정치적 실수 중 하나"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가 좋은 상태의 경제를 물려받았음에도 "트럭을 절벽에서 몰아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이비 의원은 거의 모든 국가의 모든 제품에 대한 포괄적 관세 부과와 함께 연방 직원 해고를 동시에 실시하는 것이 워싱턴 DC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알츠하이머, 암, 파킨슨병 등에 대한 임상 시험 중단과 같은 장기적 영향과 농촌 및 도시 지역의 지역 병원, 초등학교 등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혁신과 경쟁력에 대한 영향: 양자 컴퓨팅 사례
관세 정책과 연방 지출 삭감의 영향은 미국의 혁신과 경쟁력에도 미칠 수 있습니다. 양자 컴퓨팅 기업 ION Q의 니콜로 다마시 CEO는, 양자 컴퓨팅과 양자 네트워킹이 미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 전망에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마시 CEO에 따르면, 중국은 공식적으로 양자 컴퓨팅에 약 15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비공식적으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삭감은 연구 보조금과 대학들의 간접비용 지불을 감소시키고, NASA와 같은 연방 기관의 연구 계약도 줄이고 있습니다.
아이비 의원은 이로 인해 미국의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연구할 장소가 없어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중국은 더 많은 전문가를 빠르게 양성하고 자금을 투입하여 기술을 확장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현재 선도적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책으로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ION Q는 메릴랜드 대학 캠퍼스에서 시작되어 미국에서 제조되는 양자 컴퓨터를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DARPA로부터 암호화 보호 및 해독 기술 개발의 첫 단계 프로젝트를 수주했습니다. 다마시 CEO는 회사가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지만, 메릴랜드주, 대학, 연방 정부와의 파트너십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불확실한 미래와 시장 전망
현재 금융 시장은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이틀간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정책, 세금 감면 연장, 규제 완화 정책이 장기적으로 경제 호황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시장과 많은 경제학자들은 단기적인 혼란과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은 경기 침체 가능성 전망을 4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으며, 많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도피하고 있습니다. 채권 시장으로의 매수세 유입과 IPO 연기 등은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레버리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양국 간 상호 관세 부과가 이미 진행 중이며 협상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또한 틱톡 매각 기한이 75일 연장되는 등 미-중 관계의 복잡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과 그 영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관세, 세금 감면, 규제 완화의 3가지 축이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낙관하는 반면, 시장과 많은 전문가들은 단기적 혼란과 장기적 구조 변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향후 몇 주, 몇 달간 이 정책들이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고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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