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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투자 지형도: KKR의 '전략적 보유' 전략과 야후 파이낸스가 공개한 비상장 기업 주가 차트 분석

eodiseo 2025. 3. 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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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투자 지형도: Endeavor, KKR 그리고 비상장 기업 투자의 새로운 국면

 

 

 

Endeavor 인수: 저평가 주장과 소송 투기의 흥미로운 사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Endeavor가 최근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시장 현상이 포착되었습니다. Endeavor는 실버레이크(Silver Lake)가 주당 $27.50에 인수하는 거래를 약 1년 전에 체결했으며, 3월 24일 월요일에 예정대로 거래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거래일인 금요일에 Endeavor 주식은 $29.25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인수가보다 $1.75나 높은 가격입니다.

 

월요일에 $27.50에 현금화될 주식을 금요일에 $29.25에 구매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투자 논리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현상에는 세 가지 가능한 설명이 있습니다. 첫째, 일부 투자자들이 '평가 요구(appraisal)' 소송을 제기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둘째, 집단소송에 참여하기 위해 주식을 구매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셋째, 실버레이크가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를 재조정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설명은 집단소송 참여를 위한 주식 매입으로 보입니다. 특히 평가 요구의 경우 2월 초부터 지속적으로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조건이 있어, 최근에 주식을 구매한 투자자들은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반면 집단소송은 이사회가 주주에 대한 수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방식으로, 주식 보유 기간에 제한이 없습니다.

 

흥미롭게도 활동가 투자자인 칼 아이칸(Carl Icahn)이 Endeavor의 8.4%를 매입했으며, 이는 대부분 마지막 거래일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칸과 같은 투자자가 소송에 참여한다면 주주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다른 흥미로운 투자 전략이 등장했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29 정도에 주식을 공매도하고, 월요일에 $27.50으로 상환함으로써 약 $1.50의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집단소송에서 주주들이 승리하여 추가 보상을 받게 되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브로커로부터 추가 지불 요청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법적 입장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일부 중재 사례에서는 투자자들이 이러한 추가 지불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KKR의 진화: 사모펀드에서 '미니 버크셔 해서웨이'로

 

글로벌 사모펀드 거인 KKR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서 중대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KKR은 제한 파트너(Limited Partners)로부터 자금을 모아 펀드를 운용하고, 이를 통해 기업을 인수한 후 3-5년 내에 매각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따랐습니다. 이 과정에서 KKR은 수익의 20%를 성과보수로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KKR은 '전략적 보유(Strategic Holdings)'라는 접근법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사 재무상태표를 활용해 기업이나 인프라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고 장기간 보유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KKR은 18개 기업에 대해 평균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약 $3.7억의 매출과 $9억의 조정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KKR은 이러한 전략적 보유가 2030년까지 $1.1억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KKR의 공동 CEO가 "미니 버크셔 해서웨이"가 되고자 한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워렌 버핏의 투자 철학을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입니다.

 

KKR의 전략적 보유 포트폴리오에는 콘택트렌즈 소매업체인 1-800 Contacts, 사이버 보안 기업 Barracuda Networks, 호주의 스낵 식품 제조업체 Arnott's Group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화려하지 않지만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진 기업들입니다.

 

이러한 전략 변화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 KKR이 수십 년간 수수료 기반 사업으로 충분한 자본을 축적했기 때문에 이제는 직접 기업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둘째, 사모펀드 업계에서 출구 전략과 수수료에 대한 압박이 증가하고 있어 장기적인 사업 모델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셋째, 투자 환경이 변화하면서 장기 소유를 통한 가치 창출이 더 매력적인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헤지펀드 매니저가 충분한 자금을 모은 후 외부 투자자 없이 자신의 자금만으로 운용하는 패밀리 오피스로 전환하는 것과 유사한 진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KKR의 경우 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패밀리 오피스가 아닌 "공개 패밀리 오피스"와 같은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개되는 비공개 시장: 야후 파이낸스의 비상장 기업 주가 차트

 

최근 야후 파이낼스가 SpaceX, OpenAI, Stripe 등 약 100개의 비상장 기업에 대한 주가 차트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비상장 기업 주식이 점점 더 공개 시장과 유사해지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야후 파이낸스는 Forge와 EquityZen이라는 두 플랫폼으로부터 데이터를 얻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들은 비상장 기업의 직원이나 전 직원들이 자신의 주식을 판매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합니다. 판매자는 주로 기업의 직원들이고, 구매자는 일반적으로 부유한 개인 투자자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가 차트가 실시간 거래 가격을 정확히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많은 경우, 이 가격들은 실제 거래보다는 투자 라운드, 매수 제안, 매도 제안 등을 바탕으로 알고리즘적으로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OpenAI의 차트는 최근 $400억 투자 라운드 협상 소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변동이 없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실제로 원하는 비상장 기업의 주식을 구매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합니다. 많은 비상장 기업들은 직원이나 투자자들의 주식 재판매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Forge와 EquityZen이 최소 투자금액을 $5,000까지 낮추어 인증된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접근성을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SpaceX와 같은 인기 있는 비상장 기업의 주식을 구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비상장 기업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입니다. 많은 CEO들이 공개 기업이 되는 것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주가에 신경 쓰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야후 파이낸스와 같은 플랫폼에 주가 차트가 표시된다면,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는 이점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한, 공개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분기별 실적 발표, 감사받은 재무제표 등 엄격한 공시 의무를 가지지만,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정보가 제한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재무 정보 없이도 SpaceX와 같은 기업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사모시장과 공개시장의 경계 흐려짐: 실질적 의미와 한계

 

이러한 변화들은 사모시장과 공개시장 간의 경계가 점점 더 흐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실질적으로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제 개인 투자자들도 $5,000부터 비상장 기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큰 진전입니다. 미국에서 인증된 투자자(연간 소득 $200,000 이상 또는 자산 $1,000,000 이상)는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며, 이는 대략 개인 주식을 보유하는 인구 비율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공개 시장의 투자자들과 비상장 시장의 잠재적 투자자들이 상당 부분 겹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비상장 시장의 가격 형성이 공개 시장과는 매우 다릅니다. 공개 시장에서는 수많은 거래자들과 공시된 정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가격이 형성되지만, 비상장 시장에서는 거래가 제한적이고 정보도 불완전하기 때문에 가격이 실제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OpenAI의 사례는 비상장 기업 가치 평가의 이상함을 보여줍니다. 작년에 OpenAI는 CEO인 샘 알트만이 해고되었다가 며칠 만에 복귀하는 극적인 사건을 겪었지만, 이 사건 전후의 기업 가치는 $840억으로 변동이 없었습니다. 이는 해당 가치가 실제 기업의 상태를 반영하기보다는 투자 라운드에 의해 결정되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ETF인 ERshares Private Public Crossover ETF(XOVR)가 있지만, 이 ETF의 성과와 포함된 기업들의 실제 가치 변동 사이의 관계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XOVR은 올해 약 7% 하락했지만, 이 ETF의 10%를 차지하는 SpaceX의 주가는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소폭 상승했습니다.

 

결국, 비상장 기업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접근성이 제공되는 것은 긍정적인 발전이지만, 이러한 정보의 정확성과 실제 투자 가능성에는 여전히 많은 제한이 있습니다. 사모시장과 공개시장의 경계는 흐려지고 있지만, 두 시장 간의 근본적인 차이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결론: 변화하는 투자 지형도의 의미

 

Endeavor 인수, KKR의 전략 변화, 그리고 비상장 기업 주가 차트의 등장은 모두 투자 지형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복잡성과 위험도 가져옵니다.

 

칼 아이칸과 같은 활동가 투자자들이 Endeavor와 같은 인수 거래에서 소송을 통해 추가 가치를 추출하려는 시도, KKR이 버크셔 해서웨이 스타일의 장기 소유 모델로 전환하려는 노력, 그리고 야후 파이낸스가 비상장 기업에 대한 주가 차트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투자 환경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개인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과거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가 확대되고 있지만, 이러한 기회에는 정보의 비대칭성과 유동성 부족과 같은 독특한 위험이 따릅니다.

 

궁극적으로, 사모시장과 공개시장 간의 경계가 흐려지는 것은 자본 시장의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주시하면서 각자의 투자 전략을 조정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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